금리인하 ‧미분양 양도세 면제‧분양가상한제 폐지
과밀억제권역 제외한 모든 지역 양도세 5년간 면제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폐지, 미분양주택 양도세 한시 면제, 주택청약종합저축 신설 등 규제완화 방침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미분양아파트 뿐 아니라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 일반 신축 주택도 올해 안에 취득하면 5년간 양도소득세를 면제(지방과 수도권 비과밀억제권역)받거나 50%를 공제(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과밀억제권역)받을 수 있게 됐다. 

◆분양시장 회복 여건 마련
전문가들은 이번 부동산 규제완화로 분양시장 회복 여건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폐지와 미분양주택 양도세 한시 면제, 주택청약종합저축 신설 등으로 실수요자들이 움직일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미분양 해소로 건설경기를 활성화하겠다는 의도가 깔렸다는 평가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일 선임연구원은 “이번 조치로 사실상 정부 역할은 끝났다. 이제 분양가 인하 등 업계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뒤따라야할 시점이다. 양도세 면제 등 핵심 규제완화만으로 주택시장은 어느 정도 회복의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더 이상의 부동산 규제완화는 없을 것으로 보면서 추가 규제완화를 예상하고 대기하고 있던 주택수요자들이 머뭇거릴 이유가 없어졌다고 내다봤다. 

또 양도세 면제 조치는 투자수요자나 임대사업자에게 매력적인 유인책이 될 수 있다는 것. 현재 분양주택 취득시 실제 투자자금이 매우 적어 2~3년 후 완공 시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투자하는데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대책으로 수요가 많고 향후 가격상승 여력이 있는 수도권과 일부 지방 대도시가 우선적으로 수혜를 볼 전망이다. 특히 고양시, 용인시 등이 대표적인 수혜 지역이다. 이에따라 해당 지역에 미분양물량이 많은 업체는 상대적으로 대책 효과를 크게 누릴 것으로 기대됐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금리 인하, 분양가상한제, 양도세 완화 등으로 거래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체적으로 정부에서도 집값 하락, 미분양적체 등을 계속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부분이 인식되면 매수세가 살아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내집마련정보사 양지영 팀장도 “정책 효과가 당장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양도세가 부담스러울 수 있는 수요자들이 향후 투자가치가 있는 지역들에 관심을 가져볼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또 청약통장이 통합돼 다양한 주택에 청약이 가능하게 돼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 또 양도세가 50% 감면되는 과밀억제권역 중 성남, 남양주, 용인 지역은 미분양 해소 등에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비과밀억제권역 중에서는 오산, 파주시 등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2%대로 내려
기준금리도 2%대로 내려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형성했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서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도 내려갈 전망이다. 대출금리는 각종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에 따라 조정될 예정이다. 현재 CD와 연동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4~5.03% 수준이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예금금리는 다음주 초 0.2~0.3% 수준이 내려간 3%대 후반을 기록할 전망이다. 대출금리도 0.25%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금리가 내려가면 서민들에게 가장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됐다. 보이지 않는 소득인 가처분 소득이 증가하는 효과가 생기기 때문이다. 또 집주인이 전세가격을 올리면 집값에도 영향을 미쳐 실수요자들이 대출 활용을 통한 내집마련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가주택 거래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반 주택에 비해 거래가가 높기 때문에 고각주택에 대한 거래활성화에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 

기업은행 김일수 PB팀장은 “예금금리가 낮아지만 기본적으로 예금이나 저축 투자자들 입장에선 수익성이 떨어지게 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대체 투자를 찾게 된다”면서 “개인신용등급에 따라 금리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대출금리도 내려가면 서민 가계에 대출 이자 부담 등이 다소 줄 전망이다”고 말했다.

◆매수세 조금씩 살아날 것
대부분의 부동산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실종됐던 매수세가 조금씩 살아날 것으로 기대됐다. 

전문가들은 이미 강남권이 반짝 상승을 보이는 등 시장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을 주목하면서 전매제한 완화, 양도세 완화, 저금리 지속 등 호재를 안고 거래가 물꼬를 틀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차트연구소 안동건 소장은 “이미 지난 해부터 풀겠다고 했던 규제들이 시행되는 것이라 늦은 감이 없지 않나 싶다”면서 “서울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 양도세 감면을 받아 경기도 지역이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주택시장은 서서히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안 소장은 “건설사들이 기존 주택가격보다 조금 싸게 팔거나 집값 하락이 어느 정도 멈춰야 매수심리가 생겨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 완화에 따른 투자 포인트는 과밀억제권이 아닌 곳으로 김포, 화성, 오산, 평택 등 인구가 늘어나고 향후 개발이 될 곳들을 꼽았다. 또 미분양주택이 많은 고양시, 용인시, 김포시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평가됐다.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 박원갑 소장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폐지로 송도 국제업무단지, 은평뉴타운 등 잔여물량이 수혜를 입을 것이다. 최근 분양한 단지도 프리미엄이 최소 1억원 이상씩 붙어 거래되고 있고, 양도세 감면 및 부담완화 조치로 환금성 및 투자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