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키워드-전세난] 지난 연말부터 서울의 전셋값이 들썩이고 있다. 특히 강남3구와 양천구의 오름세가 가팔랐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3월, 4월 이주를 위해 전세계약을 서두르는 발길이 바빠지면서 서울 전세시장은 물량 품귀현상을 띠고 있다. 또 닥터아파트 조사를 보면, 강남권 아파트의 가구당 전세 평균가는 최근 3억194만원을 기록하며, 최초로 3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전세가격 급등의 원인은?

그렇다면 전세가격 급등의 원인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교육수요와 뉴타운 등 개발에 따른 이주수요 증가를 꼽고 있다. 여기에 봄철 결혼 앞둔 신혼부부, 2차 보금자리 등을 분양받기 위해 무주택 자격을 유지하려는 수요 등으로 문의는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차트연구소 안동건 대표는 통화가치의 하락에 따라 전세가격은 어떨 수 없이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교육수요 몰려 전세대란 촉발

교육수요에 따른 전세가격 급등설은 전셋값 상승이 서울 강남3구와 목동에서 시작된 점을 근거로 한다. 실제 이들지역에서는 2~3개월 새 전셋값이 3000만~4000만원 이상 오른 아파트가 흔하다고 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최근 2개월 새 전세가격 상승률은 강남구가 2.46%, 송파구가 2.4%, 서초구가 2.05%였다.

교육수요에 따르면 전세가격 상승은 풀기가 쉽지 않은 게 문제다. 자녀 교육을 위해 비싼 돈을 들여서 전셋집을 구하려는 움직임을 정부가 세금을 들여가며 조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렇다고 강남권에는 위례신도시 처럼 신규주택을 대거 공급할만한 택지를 더이상 마련하는 것도 어렵다.

#개발에 따른 이주가구 증가로 전셋값 급등

서울 강북권에서는 뉴타운과 같은 재개발·재건축이 급증함에 따라 멸실 주택 수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실제 2009년 3만여 가구에 달하는 멸실주택 수에 대비해 약 3만가구의 주택이 공급되어 수급상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부동산부테크 연구소 김부성 소장에 따르며 올해에는 5만여 가구가 멸실되는데 반해 공급량은 고작 2만5000여 가구 남짓에 불과해 올 추석이후에는 본격적인 전셋값 대폭등으로 인한 전세대란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 전셋값 상승, 매매가 오릴 것 VS 영향 적을 수도

김부성 소장은 "지금 현재 상황에서는 전세대란을 막을 뾰족한 방법이 없어 보인다"며 "결국 추석이후에는 상반기 상승폭을 훨씬 뛰어넘는 전셋값 대폭등이 현실화될 우려를 안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셋값 대폭등은 매매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반면 부동산1번지 박원갑 대표는 "과거에 비해 전세가 비율이 낮은 상태라 전세가가 매매가를 끌어 올리는 힘은 약해졌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전셋값 불안, 최근 주기적 반복

전셋값 불안은 요즘 얘기만 아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전세가격 급등이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중순에도 전세가격이 급등한 바 있었다. 그해 8월 정부에서는 ▲소형 도시형 생활주택 소유자는 청약시 무주택자 간주 ▲도시형 생활주택 건설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건설기준 완화 ▲국민주택기금 전세자금대출 최대 8000억원 증액 ▲오피스텔 바닥난방 허용 등의 안정화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전세가격 급등, 대처 요령은?

전세가격이 주기적으로 요동치는 상황에서 전세가격 급등에 대처하는 마땅한 방법을 찾기란 쉽지 않다. 허무한 얘길지도 모르지만, 가능한 내 집 마련을 서두르는 게 최선의 길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조금이라도 방법을 찾는다면, 전셋집을 옮기지 않고 기존 주택소유주와 잘 타협해 계약을 연장하는 것이 좋다. 중개수수료와 이사비용 등도 감안해야 되기 때문이다. 장기전세주택, 시프트를 적극 노리는 게 필요하다. 시프트 공급금액이 당초 기대만큼 싸지 않아 부담스럽더라도 전셋값이 뛰면 시프트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지기 때문이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전세계약이 만료되는 경우가 많은 입주 2년차 아파트에 관심을 가지고 전세물건을 찾아보는 게 유리하다"며 "길이 새로 뚫려 접근성이 좋아지는 곳으로 이주하는 방법과 아파트 외에 저렴한 오피스텔, 연립, 다세대 등을 알아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주택신문 편집국 andwho@housingnews.co.kr